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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주식

인도 벵갈루루, 뭄바이 비즈니스 출장

지난 달에 델리에서 만난 벵갈루루 업체가 와달라고 사정을 한다. 수없이 들은 얘기지만 프로젝트가 휴---지(Huge)하단다. 바로 이어서 프랑스 출장이 있어 한참을 망설였다. 안 가고 후회하느니 가고 실망하자 생각해서 갔는데 약간은 찬밥이다. 지금 진행 중인 자기 비즈니스 위에다 내 걸 얹으려는 거다. 이전 같으면 화를 냈을텐데 인내와 겸손이 열매를 낳는 비결임을 뒤늦게 깨닫고 무조건 웃는다. 교통공단, 시스템 제공업체(SI) 비즈니스라 버스터미널, 시설물 관리공단 등 여기저기 함께 다녔다. 인도 주요 건물들이 얼마나 허름하고 위생은 얼마나 문제인지 절감했다. 인도에 5성급 호텔, 으리으리한 고층빌딩도 많지만 꾀죄죄한 관공서, 포장 안 된 길을 통해야 갈 수 있는 SI 업체, 20년은 더 된 듯한 교통수단이 훨씬 많다.새삼 우리나라가 얼마나 잘 사는지 실감났다. 한편 이것이 기회이기도 하다. 더 나은 시설과 시스템에 대한 욕구가 그만큼 크리라. 인도 파트너가 잘하는 부분은 살리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그러면서도 중국이나 대만, 일본이 줄 수 없는 서비스, 솔루션으로 승부해야 한다.


일례로 인도 공항에서 대형 LG 공기청정기를 자주 본다. 깨끗한 공기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다. 어디가나 코끼리 모양의 조형물을 쉽게 보고 공항은 화려한 장식물들로 눈을 뗄 수 없다. 미적 욕구도 상당하다. 거의 모든 인도 남자들이 배가 나온 걸로 볼 때 운동에 대한 수요도 꽤 클 것 같다. 실제로 요가 학원이 도로변이든 골목 안이든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이 부분은 좀 더 깊이 고민해봐야겠다. 여전히 곳곳에 소와 염소를 차도에서, 골목에서 본다. 대기질 측정과 위생 측정을 같이 해야 한다. 뭄바이는 3개 노선을 동시 개통한다는데 지하철 공사가 여기저기 한창이다. 파트너 말로는 비즈니스를 하려면 3,4개 언어는 기본으로 해야 한단다. 영어를 곧잘 하지만 자기들끼리 있을 때는 힌디어나 그 지방 언어로 대화한다. 믿을 수 있는 현지 파트너가 필수다.


뭄바이든 벵갈루루든 어디 가나 나무가 참 많다. 벌레도 많겠지. 공항에서도 모기를 봤다. 나무와 호수가 있는 곳은 그래도 볼 만하다. 나무의 생명력이 왕성해 보인다. 심지어 벽을 타고 뿌리를 내리고 자란 큰 나무도 보았다. 세상에. 시멘트는 자연에 안 좋은 줄 알았는데 정말 생명의 신비가 놀랍다. 이런 나무들이 오토바이, 삼륜 자동차, 오래된 버스가 내뿜는 매연과 비포장도로의 먼지로 질식할 것만 같은 도시에 신선함과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누가 노래했던가? 시는 나같은 인간이 쓰지만 나무는 하나님이 만드신다고... 시도 못 쓰는 인간이지만 나무가 주는 즐거움은 누릴 수 있다. 다음에... 지하철 3개 노선이 건설 중이고 주차위반 시 경고스티커나 견인 대신 바퀴에 뭘 채우고 한참 동안 나타나지 않아 운전자에게 불편을 주는 도시, 여전히 너무도 낡은 관공서. 잘 찾아 보면 분명히 돈 벌 기회는 있다.


주차 위반 시 이런 족쇄를 채운다

도미노 피자. 엄청 짜지만 너무 허기져 엄청 맛있게 먹었다

나무가 우거진 뭄바이 시내 모습. 관공서 입구에서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