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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주식

이집트 여행 4 - 재래시장

4. 재래시장
이번에도 여직원의 운전 실력을 믿고 간다. 남자도 선뜻 용기가 나지 않을 골목길을 차가 몇 겹씩 겹쳐 주차된 좁은 공간을 용케 지나 웬지 주차 이권에 개입되어 있을 것 같은 남자와 몇 마디 하더니 골목 가장 깊숙한 곳에 주차한다. 여직원이 돈을 뽑는다고 ATM에 간 사이 누군가 다가온다. 예술가라며 어디서 왔느냐고 묻길래 한국이라고 답했더니 반갑다며 자기네 공방에 와서 차나 한 잔 하고 가란다. 당연히 자기가 만든 예술품을 하나 사라는 의미다. 별로 살 마음이 없어 거절했다. 거리에 앉아 있던 또 다른 이집트 사람이 잠간 앉아서 얘기나 하잔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 또 거절했다. 참 붙임성이 좋은 민족같다.

여직원을 따라 건너편 기념품 거리로 갔다. 해바라기 씨 같은 거리 음식을 사서 주는데 먹었더니 물만 찾게 된다. 여기 저기 둘러보는데 품질이 별로다. 사고 싶은 물건이 거의 없다. 중국인들이 많이 오는지 연신 '니 하오'를 해대며 호객행위를 한다. 무슨 돌로 만든 피라미드와 계란 장식품을 샀다. 가격이 비싸진 않는데 딱히 내키진 않으나 이집트에 자주 오는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기념으로 샀다. 그래도 거리에는 외국인들, 호객꾼들로 북새통이다. 사람 하는 냄새는 물씬 난다.

캄캄한 밤이기도 하고 사진 찍을 것도 별로 없었다. 여직원은 후진하다가 접촉 사고를 낸다. 몇 마디 하니까 서로 이해했는지 그냥 헤어진다. 차를 운전하며 연신 이야기를 해댄다. 정말 대단한 멘탈의 소유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은 스트레스로 힘들어하거나 급 우울 모드에 들어갈 것 같은데. 하여튼 재래시장은 별로 추천하고 싶지 않다.

- 별로 구미를 당기는 진열은 아니다

- 결국 여기서 달걀 장식과 피라미드를 샀다